부록 A. 용어 사전
이 책에 나온 핵심 용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본문을 읽다 막히는 말이 있을 때, 또는 금을 다루며 마주칠 용어를 빠르게 확인할 때 참고하라. 가나다순이 아니라 이해의 흐름에 맞춰 묶어 두었다.
무게와 순도
트로이온스(troy ounce) — 금과 은의 국제 표준 무게 단위다. 우리가 흔히 쓰는 온스(약 28.35그램)와 다르며, 1트로이온스는 약 31.1035그램이다. 국제 금 시세에서 "온스당 얼마"라고 할 때의 온스는 모두 트로이온스다. 단위 혼동으로 계산 실수가 생기는 경우가 현장에서 꽤 있으니, 해외 제품을 살 때 표기 단위를 반드시 확인하라.
돈(錢) —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쓰는 귀금속 무게 단위. 1돈은 3.75그램이다. 국내 금은방 거래에서 여전히 널리 쓰인다. 예를 들어 '3.75g 골드바'라는 표기와 '1돈 골드바'라는 표기는 같은 제품을 가리킨다. 트로이온스와 돈을 혼용하면 가격 비교에서 착오가 생기므로, 단위를 통일해 계산하는 습관을 들여라.
돈-그램-트로이온스 환산표
| 단위 | 그램(g) | 트로이온스(t oz) |
|---|
| 1돈 | 3.75 | 약 0.1206 |
| 10돈 (1냥) | 37.5 | 약 1.206 |
| 1트로이온스 | 31.1035 | 1 |
| 100g | 100 | 약 3.215 |
순도(fineness) — 금속이 얼마나 순수한지를 나타내는 수치. 순금은 99.9퍼센트 이상을 가리키며 '24K' 또는 '999'로 표시된다. 18K는 금 함량이 75퍼센트라는 뜻이다. 14K는 약 58.3퍼센트, 10K는 약 41.7퍼센트다. 주얼리는 내구성을 위해 구리·은 등을 합금하므로 순도가 낮아지는데, 가치 저장 목적이라면 순도가 높을수록 적합하다. 99.99퍼센트(9999 fine)는 투자용 금의 최고 등급이며, 국내 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이 이 기준을 따른다.
| 각인 | 순도(%) | 주요 용도 |
|---|
| 999.9 (24K) | 99.99 | 투자용 골드바, KRX 거래 기준 |
| 999 (24K) | 99.9 | 투자용 골드바, 주화 |
| 750 (18K) | 75.0 | 고급 주얼리 |
| 585 (14K) | 58.5 | 일반 주얼리 |
| 416 (10K) | 41.6 | 저가 주얼리 |
신뢰의 기준
LBMA(런던금시장협회, London Bullion Market Association) — 세계 금 거래의 표준을 정하는 기관이다. 1987년 잉글랜드 은행(영란은행) 주도로 설립됐으며, 현재 런던 장외 금·은 시장의 실질적인 규제자 역할을 한다. 회원사 간 거래 기준과 굿 딜리버리 규격을 관리하며, 금 현물 기준가인 LBMA 골드 프라이스를 하루 두 차례 산출한다. 본서 7장 참조.
굿 딜리버리(Good Delivery) — LBMA가 정한 인증 목록 및 기준이다. 이 목록에 오른 제련소의 금괴는 순도·무게·형태가 국제 표준을 통과했음을 보증받는다. 금괴(400트로이온스, 약 12.4kg) 기준으로 순도 99.5퍼센트 이상, 은괴(1,000트로이온스, 약 31.1kg) 기준으로 순도 99.9퍼센트 이상이 되어야 한다. 굿 딜리버리 리스트는 LBMA 공식 홈페이지(lbma.org.uk)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목록 밖의 제련소 제품을 살 때는 신뢰를 검증하는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한국조폐공사·LS-MnM — 국내에서 신뢰받는 골드바 제조사다. 정품 포장·일련번호·보증서를 갖춘다. 한국조폐공사 골드바는 KRX 금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형태로 공급되며, 일련번호로 이력 추적이 가능하다. (제조사 명칭·사명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구매 시점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거래와 보관
KRX 금시장 —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현물 시장이다. 공인 보관소에 실물을 적립하고 거래소 시스템으로 매매한다. 증권사 계좌를 통해 접근하며, 상장된 금은 999.9 순도의 표준 골드바다. 매매 차익에 대한 과세 방식, 보관·인출 절차, 거래 수수료는 이용 시 직접 확인하라. 본서 6장 참조.
| 비교 항목 | KRX 금시장 | 실물 직접 매입 |
|---|
| 접근 편의 | 증권 앱으로 소액부터 가능 | 금은방·온라인 딜러 방문 필요 |
| 실물 보유 | 보관소에 위탁, 인출 가능 | 직접 보유·통제 |
| 보관비 | 별도 수수료 발생 | 자체 보관 비용 |
| 거래 상대방 위험 | 거래소·보관소 의존 | 최소화 가능 |
| 소액 가능 여부 | 0.01g 단위 거래 가능 | 골드바 최소 단위(1g~) |
금 ETF(상장지수펀드) — 운용사가 보관한 금에 대한 지분을 증권처럼 거래하는 금융 상품이다. 금 자체가 아니라 운용사에 대한 청구권이다. 주식 계좌로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고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운용사 파산·보관 위험·운용 보수(연 0.1~0.5% 내외)·세금 처리 방식이 실물과 다를 수 있다. 실물 인출이 불가능한 ETF는 가격 추종 상품일 뿐, 실물 보유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 본서 6장 참조.
거래 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 — 약속을 한 상대(은행·운용사·보관처 등)가 무너지면 그 약속에 묶인 내 자산도 함께 위태로워지는 위험이다. 실물 금을 직접 보유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십 개의 금융기관이 무너졌지만, 실물 금을 직접 손에 쥔 사람은 그 충격과 무관했다. 이 위험이 사라진 세상은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다.
분리 보관(allocated/segregated storage) — 내 이름이 붙은 특정 실물이 다른 자산과 섞이지 않고 따로 보관되는 방식이다. 그렇지 않은 보관(unallocated)은 증서만 존재하고 실물이 부족할 위험이 있다. 분리 보관인지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약서에 '특정 바(bar)의 일련번호'가 명시되어 있는지 보는 것이다. 일련번호 없이 '000g 상당의 금'만 적혀 있다면 분리 보관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탈중개 보관(self-custody) — 금융기관이나 보관 서비스를 거치지 않고 직접 실물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완전한 통제권을 갖는 대신 도난·분실·재해 위험을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금고 선택, 보험 가입, 위치 분산 등의 물리적 보안이 따라온다.
시세와 화폐
스팟 가격(spot price) — 현재 즉시 인도 기준의 금·은 가격이다. 국제 금시장에서 트로이온스당 달러로 표시된다.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금값'이 바로 이것이다. 원화로 환산할 때는 달러-원 환율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므로, 금값은 달러 기준으로도, 원화 기준으로도 움직인다는 점을 기억하라.
원화 환산 예시 — 스팟 가격 3,000달러/t oz, 환율 1,350원/달러일 때, 1트로이온스는 약 405만 원이다. 같은 금값이라도 환율이 1,200원으로 떨어지면 360만 원으로 줄어든다. 한국 거주자에게 금 투자는 금값과 환율을 동시에 주시하는 이중 변수 게임이다.
스프레드(spread) — 살 때 가격과 팔 때 가격의 차이다. 프리미엄이 높은 상품일수록 이 차이가 커져 불리하다. 예를 들어 시세가 트로이온스당 100만 원일 때, 살 때 103만 원, 팔 때 97만 원이라면 스프레드는 6만 원(6퍼센트)이다. 이 6퍼센트를 회수하기 전까지는 금값이 올라도 실질 이익이 없다. 표준 골드바의 스프레드가 기념주화보다 훨씬 좁은 이유가 여기 있다.
프리미엄(premium) — 금속의 순수 가치에 얹어지는 웃돈이다. 기념주화·한정판에서 특히 크며, 되팔 때는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구매 당시의 프리미엄이 매도 시에 온전히 회수된다는 보장은 없다. 표준 골드바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프리미엄 없이 금속 가치에 근접한 가격으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본서 7장 참조.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 — 중앙은행이 돈을 새로 찍어 시장에 푸는 통화 정책이다. 통화량이 늘어 화폐 가치가 묽어지는 배경이 된다. 2008년 이후 미국 연준은 수차례의 QE를 통해 본원통화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이 팽창의 규모가 커질수록, 달러로 표시된 금값의 장기 상승 배경이 된다. 본서 5장·7장 참조.
인플레이션(inflation) —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다. 뒤집어 보면 화폐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시간이 화폐를 부식시키는 메커니즘이다. 연 3퍼센트 인플레이션이 25년간 지속되면, 100만 원의 구매력은 절반이 된다. 금은 이 부식에 대한 역사적 방어막으로 기능해 왔다.
기축통화(reserve currency) — 국제 거래와 보유의 중심이 되는 통화다. 현재는 미국 달러다. 1971년 이후 어떤 실물에도 묶이지 않은 신용 화폐다. 역사적으로 기축통화가 영구적이었던 사례는 없다. 금은 특정 국가의 신용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축통화 위험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본서 7장 참조.
금·은 비율(gold/silver ratio) — 금 1트로이온스를 사기 위해 필요한 은의 트로이온스 수다. 역사적 평균은 40~80 사이에 머물러 왔다. 비율이 80을 넘으면 은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신호로, 비율이 낮아질 때 은에서 금으로의 전환 또는 수익 실현을 고려할 수 있다. 이 비율을 추적하는 것이 은 투자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본서 2편 참조.
파생과 위험
레버리지(leverage) — 적은 돈으로 큰 규모를 거래하게 하는 '지렛대'다. 이익과 손실을 같은 배율로 키운다. 10배 레버리지 상품에서 금값이 10퍼센트 떨어지면, 원금 전체가 사라진다. 본서 7장 참조.
마진콜·강제청산(margin call·liquidation) — 레버리지 거래에서 손실이 일정 선을 넘으면 추가 증거금을 요구받고(마진콜), 채우지 못하면 강제로 포지션이 정리되는(강제청산) 것이다. 위기의 출렁임에 자산이 통째로 사라지는 메커니즘이다. 내가 만난 투자자 중 레버리지 금 상품으로 큰 손실을 입은 이들 대부분은, '금값은 오를 것'이라는 판단은 옳았지만 타이밍에서 강제청산을 당했다.
CFD·선물(futures) — 실물 없이 가격 차액이나 미래 인도 계약을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선물은 만기가 있고, CFD는 만기 없이 차액 결제한다. 둘 다 레버리지가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어 단기 변동성에 취약하다. 이 책에서 '실물을 먼저 쥐어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이런 파생 상품의 구조적 위험 때문이다. 본서 7장 참조.
헤징(hedging) — 한 방향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대 방향의 자산이나 포지션을 두는 전략이다. 금 실물을 보유하면서 금 ETF 풋옵션을 사거나, 금 비중이 클 때 달러 자산을 함께 두는 식이다. 이 책에서 '구명조끼'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 헤징의 감각이다.
텅스텐 위조 — 금과 비중이 거의 같은(약 19.3) 텅스텐을 심어 무게와 크기를 맞추는 정교한 위조 기법이다. 자석 테스트나 단순 무게 측정으로는 걸러지지 않는다. 표면에 금도금을 해 외관도 흉내 낸다. 초음파 검사나 XRF(형광 X선 분석)를 해야 확인 가능하다. 큰 금액의 거래일수록, 알 수 없는 출처의 제품일수록 전문 감정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사전은 본문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지, 모든 정의를 망라하지 않는다. 더 정확한 정의가 필요할 때는 해당 기관의 공식 자료를 확인하라. 용어를 알면 사기꾼의 말이 들린다. 이 사전을 손에 익혀 두면, 현장에서 만나는 수많은 혼란의 절반은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출처
- 용어 정의(트로이온스·돈·순도·LBMA·KRX·ETF·레버리지·QE 등) | 본서 각 장·업계 일반 기준 | —
- 굿 딜리버리 기준(금괴 99.5%·은괴 99.9%) | LBMA 공식 기준 | lbma.org.uk
- 금·은 비율 역사적 범위 | 업계 일반·본서 2편 참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