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중앙은행은 왜 금을 쌓아두는가 — 본질의 이해
2-3 · 금의 5가지 본질적 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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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성 — 5,000년 후에도 같은 금
두 번째 속성은 내구성이다. 금은 썩지 않는다. 녹슬지 않고, 변색되지 않으며, 공기와 물과 시간 속에서도 그대로 남는다. 이 단순한 물리적 사실이, 가치를 저장하는 자산으로서 금이 가진 결정적 자격이다.
생각해 보라.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에서 나온 금 장신구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광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는 기원전 14세기에 제작되어 3,300년이 넘게 땅속에 묻혀 있었지만, 발굴 당시 표면의 광택은 새것과 다를 바 없었다. 같은 무덤에 있던 철은 부스러졌고, 천은 삭았고, 곡식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직 금만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모습으로 남았다. 5,000년 전의 금과 오늘의 금은 화학적으로 똑같은 물질이다. 시간이 금에게는 흠집을 내지 못한다.
이 안정성의 화학적 근거는 명확하다. 금은 원자번호 79번의 원소로, 반응성이 극도로 낮다. 대부분의 산에 녹지 않고, 산소와 결합하지 않으며, 황과 반응해 변색되는 은과 달리 황화물도 생성하지 않는다. 왕수(진한 질산과 진한 염산의 혼합물)에만 녹으며, 일상적인 환경에서 금을 변질시킬 수 있는 물질은 거의 없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금이 가진 원자의 전자 구조에서 비롯된 필연적 성질이다.
이 영속성이 왜 자산으로서 중요한가. 가치 저장이란 본질적으로 시간을 건너뛰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부를 10년 뒤, 한 세대 뒤로 옮기려면, 그 그릇이 시간을 견뎌야 한다. 식료품은 썩어서 가치를 저장하지 못하고, 기계는 낡아서, 종이는 바래서 저장하지 못한다. 화폐조차 부식한다. 그러나 금은 시간이라는 가장 강력한 부식제 앞에서 홀로 끄떡없다.
세대를 넘겨 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서 금이 가진 실용성은 여기서 나온다. 조부모가 손녀에게 금반지를 물려주면, 그 금은 50년 전 구입 시점의 순도와 무게를 그대로 유지한다. 같은 기간 저축된 현금이나 채권은 화폐 가치 하락으로 실질 구매력이 크게 줄어 있다. 이 차이가 수십 년에 걸쳐 쌓이면 세대 간 부의 이전에서 금이 갖는 역할이 무엇인지가 분명해진다.
다른 자산과 비교하면 이 미덕은 더 선명해진다. 주식은 그 기업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지고, 채권은 발행자가 무너지면 휴지가 된다. 부동산조차 관리하지 않으면 허물어진다. 무언가에 의존하는 자산은 그 무언가의 수명에 묶인다. 그러나 금은 자기 자신 외에 아무것에도 의존하지 않기에, 어떤 기업이나 국가보다 오래 산다.
실물 금의 내구성은 다른 금융 상품과의 비교에서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ETF나 금 계좌 형태로 보유하는 금은 실물이 아니라 약속이다. 그 약속을 이행하는 금융 기관이 건재한 동안에만 그 금은 '당신의 것'이다. 실물 금은 그 약속의 사슬이 없다. 손에 든 금 한 덩이는 어떤 기관도 개입하지 않는 순수한 자산이다. 이것이 내구성이라는 물리적 속성이 금융 구조에서 갖는 의미다.
희소해서 가치를 담을 수 있고, 썩지 않아서 그 가치를 시간 너머로 나를 수 있다. 이 두 속성이 합쳐질 때 금은 비로소 세대를 잇는 자산이 된다. 다음 장에서는 금이 화폐로 기능하게 해 준 세 번째와 네 번째 속성, 분할 가능성과 균질성을 보겠다.
출처
- 금의 비부식·화학적 안정성(불변) | 화학 일반·역사 유물 사례 | —
- 가치 저장의 시간 초월 요건 | 본서 관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