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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AI 시대, 실물 자산이 빛나는 이유

4-2 · 전문기관은 무엇이라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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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핵심 광물 전망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현장의 관찰이었다면, 이제 권위 있는 기관의 데이터로 그 관찰을 검증할 차례다. 첫 번째 증인은 국제에너지기구, IEA다. 세계 에너지 정책의 표준을 제시하는 이 기관이 무엇을 전망하는지 보면, 우리가 선 자리가 어디인지 분명해진다.

IEA는 2025년 '글로벌 핵심 광물 전망(Global Critical Minerals Outlook 2025)'을 발표했다.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단호하다. 에너지 전환과 기술 발전이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를 모든 시나리오에서 빠르게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현재의 정책이 유지되는 시나리오(STEPS)에서 리튬 수요는 2040년까지 다섯 배로 늘고, 구리 수요는 30퍼센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IEA가 이 보고서에서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로 지정한 기준은 두 가지다. 첫째, 청정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기술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금속일 것. 둘째, 공급 집중도가 높아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된 금속일 것. 리튬·코발트·니켈·구리·희토류가 대표적이다. 이 목록에 은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것은, IEA의 분류 기준과 보고서의 주된 초점이 에너지 전환용 배터리와 전력망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에너지 전환의 핵심 부품—태양광 패널과 전력망 장비—에 은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IEA 보고서의 경고는 간접적으로 은과도 연결된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한다. IEA 보고서의 주인공은 금이나 은이 아니라, 구리·리튬·니켈 같은 에너지 전환용 광물이다. 그러니 이 보고서를 금값 전망으로 곧장 읽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할 것은 더 큰 그림이다.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전력망—이 모든 미래 인프라가 거대한 금속 수요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다.

실제로 IEA는 공급 부족을 강하게 경고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에 이미 발표된 광산 프로젝트만으로는 수요를 채우지 못해, STEPS 기준으로 구리는 약 30퍼센트, 리튬은 약 40퍼센트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구리의 경우 광석의 품질 저하, 개발 비용 상승, 새로운 광맥 발견의 둔화가 겹쳐 공급을 늘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수요는 치솟는데 땅에서 캐낼 양은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광산 개발의 구조적 시차도 중요하다. 새로운 광맥이 발견되어 실제 생산까지 이어지는 데 보통 10~20년이 걸린다. 환경 영향 평가, 인허가, 인프라 건설, 선광·제련 시설 확보까지 단계마다 시간이 쌓인다. 수요가 갑자기 급증해도 공급은 단기간에 늘릴 수 없다. 이 구조적 시차가 공급 부족의 충격을 증폭시킨다. IEA가 경고하는 것이 바로 이 메커니즘이다.

이 구도가 은에 던지는 함의는 분명하다. 은 역시 땅에서 캐내는 금속이고, 더구나 은은 독립 광산보다 구리·납·아연 광산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양이 많다. 즉 다른 광물의 채굴 사정에 은의 공급이 묶여 있다. 구리 광산이 환경 문제나 지정학적 이유로 생산을 줄이면, 은 공급도 연동해 줄어든다. 산업 전체가 금속 부족에 직면하는 시대에, 소모되며 사라지는 은이 어떤 처지에 놓일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다음 절에서는 그 은의 수요를 정면으로 다룬 세계은협회의 데이터를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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