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골드트리거의 현장 보고서 — 가짜를 거르는 눈
6-2 · 위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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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스텐 위조의 정교함
실물 금을 산다는 것은 한 가지 위험을 함께 산다는 뜻이다. 그 금이 진짜가 아닐 수 있다는 위험이다. 그리고 위조 기술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다. 그 정점에 텅스텐 위조가 있다.
왜 하필 텅스텐인가. 금을 위조할 때 가장 어려운 관문이 무게이기 때문이다. 금은 같은 부피의 다른 금속보다 훨씬 무겁다. 금의 밀도는 1세제곱센티미터당 약 19.3그램이다. 납보다도 무겁고, 철의 2.5배에 달한다. 그래서 값싼 금속으로 금을 흉내 내면, 같은 크기인데 가벼워 금방 들통난다. 납의 밀도는 약 11.3, 구리는 8.9에 불과하다. 무게를 달아 보면 바로 걸린다.
그런데 텅스텐은 밀도가 약 19.25로, 금(19.32)과 거의 구별이 안 된다. 무게로는 전문가도 일반 측정 도구로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다. 위조범은 이 점을 이용한다. 텅스텐 덩어리를 깎아 금 바의 형태를 만들고, 그 표면에 순금을 얇게 도금한다. 겉은 금, 속은 텅스텐인 가짜가 완성된다. 무게도 맞고, 겉도 금빛이며, 표면을 두드려 봐도 비슷하고, 소독 시험용 질산을 표면에 떨어뜨려도 도금 부분은 반응하지 않는다. 단순한 육안·촉감·표면 시험으로는 잡아낼 수 없다.
이런 위조는 특히 큰 골드바에서 위험하다. 덩어리가 클수록 속을 파내고 텅스텐을 채울 공간이 넓기 때문이다. 작은 금붙이는 위조의 실익이 적지만, 수천만 원짜리 큰 바는 한 번의 위조로 큰 이득을 노릴 수 있어 표적이 된다. 400트로이온스짜리 대형 굿딜리버리 바 하나는 현재 시세로 수억 원에 달한다. 이 규모에서 위조는 충분한 경제적 유인을 가진다. 실제로 국제 시장에서 텅스텐 위조 골드바가 발견된 사례는 언론에 보도된 것만도 여러 건이다. 특히 중고 시장, 출처 불명의 개인 거래, 비공식 채널을 통해 구입한 바에서 위조가 발견된다.
다행히 텅스텐 위조도 가려낼 방법은 있다. 세 가지 핵심 방법이 있다. 첫째, 초음파 검사다. 금속 내부에 초음파를 쏘아 반사 패턴으로 내부 구조를 확인한다. 텅스텐이 채워진 부분은 금과 다른 반사 패턴을 보인다. 둘째, 전기 전도도 측정이다. 금과 텅스텐은 전기 전도도가 다르다. 금은 전기를 잘 통하지만(도전율 약 4.52×10⁷ S/m), 텅스텐은 이보다 낮다(약 1.79×10⁷ S/m). 내부까지 침투하는 전도도 측정으로 위조를 잡아낼 수 있다. 셋째, 정밀 비중 측정이다. 순도에 따라 정밀하게 정해지는 비중을 아르키메데스 원리로 측정하면, 도금 두께와 내부 금속의 차이가 미세한 수치 편차로 드러난다. 전문 장비를 갖춘 검수자라면 겉만 금인 가짜를 잡아낼 수 있다. 문제는 개인이 맨눈과 손의 감각만으로는 이를 구별하기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여기서 핵심 교훈이 나온다. 실물 금의 안전은 '진짜를 알아보는 능력'이 아니라 '진위를 검증하는 체계'에서 온다는 것이다. 당신이 위조를 직접 가려낼 필요는 없다. 다만 검증된 경로로 사고, 그 이력을 남겨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공인 딜러, LBMA 인증 정련소가 만든 바, 조폐국 발행 제품—이런 출처가 분명한 경로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금을 시세보다 싸게 산다는 것은, 위조 리스크 프리미엄을 감수한다는 뜻이다. 쌀수록 의심해야 한다.
실물 금 투자에서 진위 검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다음 장에서는 그 검증 체계의 세계적 표준, LBMA 인증을 보겠다.
출처
- 텅스텐의 금 유사 밀도(금 19.32 vs 텅스텐 19.25 g/cm³)를 이용한 도금 위조(특히 대형 바)·초음파/전도도/비중 검증 | 업계 일반·저자 현장 | —
- 금과 텅스텐의 전기 전도도 차이(금 4.52×10⁷ vs 텅스텐 1.79×10⁷ S/m) | 물리학 데이터 일반 | —
- 개인 육안 식별의 한계 → 검증 체계 의존 | 본서 비즈니스 로직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