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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골드트리거의 현장 보고서 — 가짜를 거르는 눈

6-3 · 프리미엄 사기와 보관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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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해 드립니다"의 위험

두 번째 함정은 가장 친절한 얼굴을 하고 있다. "사신 금은 저희가 안전하게 보관해 드리겠습니다." 무겁고 도난 위험이 있는 실물을 직접 들고 갈 필요 없이 맡아 준다니, 솔깃한 제안이다. 그러나 바로 이 친절 속에 실물 금의 가장 큰 함정이 숨어 있다.

약속을 손에 쥔다는 것의 의미

문제의 본질은 이것이다. 보관을 맡기는 순간, 당신은 실물이 아니라 약속을 쥐게 된다. 당신 손에 남는 것은 금이 아니라 '당신의 금을 보관하고 있다'는 그들의 증서다. 그리고 우리는 앞에서 보았다. 약속은 그 약속을 한 자가 무너지면 함께 무너진다는 것을. 실물 금을 사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그 거래 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에서 벗어나기 위함인데, 보관을 맡기는 순간 그 위험이 다시 슬그머니 돌아온다.

이 구조를 경제학 용어로 '거래 상대방 위험의 재유입'이라 한다. 실물을 소유한다는 것은 어떤 기관도 중간에 끼어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보관을 위탁하면, 그 실물과 당신 사이에 반드시 기관이 개입한다. 그 기관이 건실하게 유지되는 한 문제는 없다. 그러나 금을 자산으로 갖는 이유는 그 기관들이 흔들릴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대비의 수단이 대비 대상과 같은 위험을 지니게 되는 모순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금 없는 보관증

최악의 경우는 보관처가 실제로는 그만큼의 금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받은 돈으로 금을 다 사 두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같은 금을 중복으로 팔아 둔 채 증서만 발행했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을 분할지급준비(fractional reserve) 방식의 금 보관이라 한다. 은행이 예금 전액을 갖고 있지 않은 것과 같은 원리다. 평소에는 아무도 한꺼번에 실물을 찾지 않으니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위기가 닥쳐 모두가 "내 금을 내놓으라"고 몰려드는 순간, 증서는 많고 금은 부족한 현실이 폭로된다. 정작 금이 가장 필요한 그 순간에 당신의 금은 없는 것이다.

역사에는 이런 일이 반복되었다. 1980년대와 2000년대에 수십여 개의 소규모 금 보관 회사들이 실물 없이 증서만 대량 발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가장 최근의 주목할 사례는 2012년 미국의 MF글로벌 파산이다. 금을 비롯한 상품 계좌 자산이 고객 자산과 분리되지 않아 고객들이 손실을 입었다. 이것이 현실이다. 제도권 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안전한 보관의 조건

물론 모든 보관 서비스가 사기라는 뜻은 아니다.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실물을 분리 보관하고, 그것을 제삼자가 정기적으로 검증하는 제대로 된 서비스도 있다. 차이를 만드는 핵심 기준은 다음 세 가지다.

확인 항목안전한 보관위험한 보관
분리 보관내 이름의 금이 따로 보관됨공동 계좌로 합산 보관
제삼자 감사정기적 외부 감사·재고 확인자체 주장만 존재
즉시 인출요청 즉시 실물 수령 가능처리 기간 불명확 또는 현금 정산만

이 세 가지를 갖춘 보관 서비스라면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세 가지를 명확하게 증명하지 못하는 보관이라면, 거리를 두어야 한다. 화려한 마케팅 문구와 "절대 안전합니다"라는 말은 증거가 아니다.

직접 보관의 현실적 대안

가장 안전한 원칙은 단순하다. 위기에 대비해 산 금이라면, 적어도 그 일부는 당신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곳에 실물로 두라. 집 금고, 은행 대여금고, 신뢰할 수 있는 사설 보관소 등 선택지가 있다. 비용이 든다. 그러나 그 비용은 거래 상대방 위험을 없애는 대가다.

직접 보관의 단점은 분명하다. 도난·화재 위험은 본인이 진다. 보험으로 커버하거나, 소량을 여러 장소에 분산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다. 금액이 커질수록 한 곳에 모두 두는 것보다 분산이 안전하다.

손에 쥘 수 없는 금은, 정작 그 금이 필요한 순간에 손에 없을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이 문제가 극단으로 간 형태, 즉 실물 없이 종이 권리만 거래되는 시장을 보겠다.


출처

  • 보관 위탁 시 거래 상대방 위험 재유입·실물 미보유(증서 중복 발행) 위험 | 본서 b-2-3·저자 현장 | —
  • MF글로벌 파산(2012)·고객 상품 계좌 자산 미분리 손실 사례 | 공개 사료 일반 | 2012
  • 분리 보관·제삼자 검증·즉시 인출 가능성의 중요성 | 본서 비즈니스 로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