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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골드트리거의 현장 보고서 — 가짜를 거르는 눈

6-4 · 레버리지라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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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선물·마진의 본질

앞 절에서 본 종이금이 한 걸음이라면, 레버리지가 끼어든 파생 거래는 그 길의 낭떠러지다. CFD, 선물, 마진. 이름은 달라도 본질은 하나다. 적은 돈으로 큰 금을 움직이게 해 주겠다는 약속이다. 이 약속의 정체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레버리지의 작동 원리

레버리지란 지렛대다. 100만 원을 맡기고 1,000만 원어치 금을 거래하게 해 주는 구조다. 이때 배율은 열 배다. 금값이 10퍼센트 오르면 내 돈은 두 배가 된다. 솔깃하다. 그러나 같은 원리로 금값이 10퍼센트 내리면 내 돈은 전부 사라진다. 지렛대는 이익과 손실을 똑같은 배율로 키운다. 한쪽만 키워 주는 지렛대는 세상에 없다.

배율을 높일수록 버텨야 하는 변동의 폭은 좁아진다. 열 배 레버리지에서는 10%의 역방향 변동이 전액 손실이다. 스무 배 레버리지에서는 5%만 역방향으로 움직여도 끝난다. 그런데 금 시세는 하루에도 12%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고, 위기 시에는 하루 510% 이상 움직이기도 한다. 스무 배 레버리지를 진 사람은 정상적인 장중 변동만으로도 강제청산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각 상품의 구체적 구조

CFD는 차액결제거래(Contract for Difference)다. 실물은 오가지 않고, 산 가격과 판 가격의 차액만 정산한다. 중개업자가 거래 상대방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규제 수준이 국가마다 크게 다르고, 일부 국가에서는 개인 투자자에 대한 CFD 판매 자체가 제한된다. 한국에서는 장외 CFD 거래가 제한되어 있다.

선물(Futures)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금을 주고받기로 한 계약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계약이 세계 표준이다. 하나의 계약 단위는 100트로이온스(약 3.1kg)로, 현재 금 시세 기준으로 계약 하나가 약 수억 원에 달한다. 개인이 직접 접근하기보다 증거금을 맡기고 레버리지로 거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마진 거래는 빌린 돈을 얹어 거래 규모를 키우는 방식이다. 증권사나 거래소로부터 자금을 빌려, 보유 자금보다 큰 규모의 포지션을 잡는다. 빌린 자금에는 이자가 붙는다. 포지션을 오래 보유할수록 이자 비용이 쌓인다.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분명하다. 첫째, 내 손에 실물 금은 단 한 조각도 들어오지 않는다. 둘째, 거래 상대방이나 중개사라는 약속의 주체가 반드시 끼어 있다. 셋째, 빌린 힘으로 움직이므로 작은 가격 변동에도 내 자산이 통째로 흔들린다.

마진콜과 강제청산의 메커니즘

가장 무서운 것은 마진콜과 강제청산이다. 손실이 일정 선을 넘으면, 거래소는 추가 증거금을 요구한다. 이것이 마진콜이다. 이를 채우지 못하면 내 의사와 무관하게 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된다. 문제는 그 시점이다. 가격이 가장 사납게 출렁이는 위기의 한복판에서, 정확히 그 순간에 강제청산이 터진다. 길게 보면 오를 금이었어도, 그 출렁임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서 내쫓기는 것이다. 실물을 쥐고 있었다면 그저 가격이 잠시 내렸을 뿐인 일이, 레버리지 위에서는 자산의 완전한 소멸이 된다.

이것이 단순한 리스크 경고가 아닌 이유는 타이밍 때문이다. 시장이 폭락할 때 가장 먼저 청산되는 포지션은 레버리지가 높은 것들이다. 그 청산이 추가 매도 압력을 만들고, 가격을 더 내린다. 이 연쇄가 폭락을 가속한다. 강제청산의 대열에 끼어 있는 사람은 그 가속의 희생자가 된다. 회복이 시작될 때 그는 이미 시장에 없다.

파생을 통한 금 거래가 목적과 어긋나는 이유

여기서 우리가 금을 사는 이유를 다시 떠올려야 한다. 금은 위기에 대비하는 방패다. 현금흐름을 노린 투기 수단이 아니다. 그런데 레버리지 파생은 금을 가장 변동성 높은 투기 도구로 둔갑시킨다. 방패로 쓰려고 산 것을, 칼날을 쥐고 휘두르는 일로 바꿔 놓는다. 목적과 수단이 정면으로 어긋난다.

더 구체적으로 보자. 당신이 열 배 레버리지로 금에 포지션을 잡았다면, 금 시세가 1% 하락할 때 당신의 자산은 10% 줄어든다. 금이 안전자산이라는 특성은 이 레버리지 아래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금의 변동성이 열 배로 증폭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금이 아니다. 금 가격에 연동된 고위험 투기 포지션이다.

오해를 막기 위해 분명히 해 두자. 파생상품 자체가 악은 아니다. 전문 거래자가 위험을 관리하는 정교한 도구로 쓰는 영역이 있다. 금 생산 기업이 미래 매출 가격을 고정하기 위해 선물을 파는 것은 헤지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직업이고, 그들의 규칙이다. 자산을 지키려는 당신의 목적과는 다른 세계다. 다음 절에서는 이 지렛대가 어떻게 방패를 흉기로 바꾸는지, 그 순간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겠다.


출처

  • CFD·선물·마진의 레버리지 구조(이익·손실 동일 배율 증폭), 마진콜·강제청산 메커니즘 | 파생상품 일반 정의·저자 현장 | —
  • COMEX 금 선물 표준 계약 단위(100트로이온스) | CME Group 공개 사양 일반 | —
  • 실물 미보유·거래상대방 개입·고변동성의 공통 본질 | 본서 6-3-3·비즈니스 로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