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해 오늘 금을 사라
7-1 · 금을 산다는 것은 시간을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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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서 잠들 수 있는 시간
미래의 불확실성으로부터 얻는 시간이 평소의 평온이라면, 두 번째 시간은 더 극적인 순간에 찾아온다. 위기 한복판에서도 잠들 수 있는 시간이다. 자산을 지키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나는 이 한 장면으로 설명하고 싶다.
위기는 반드시 온다. 형태와 시점은 알 수 없지만, 한 사람의 평생에 경제적 격변은 몇 번이고 찾아온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팬데믹—우리는 이미 그런 밤들을 겪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원화 가치는 반 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달러당 900원이던 환율이 1,700원을 넘어섰다. 예금과 주식에만 자산을 묻어 둔 사람은 종이 위에서 자산의 절반을 잃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코스피가 최고점 대비 55% 이상 폭락했다. 2020년 코로나19 쇼크 때는 3주 만에 35%가 빠졌다. 이런 밤이 오면 사람들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자산이 녹아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내일이면 더 떨어질까 두려워하며,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조급함에 시달린다. 그 불면의 밤들이 사람을 가장 나쁜 결정으로 몰아간다. 바닥에서 팔고, 공포에 휩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반면 그 세 번의 위기에서 금은 어떻게 움직였는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원화 기준 금값은 급등했다. 달러 표시 금값이 그대로였어도 환율 급등 덕에 원화 자산 가치가 보존됐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달러 표시 금값은 위기 직전 800달러대에서 이후 1,900달러까지 올랐다(WGC 데이터). 2020년 3월 쇼크 직후에도 금은 다른 자산 대비 낙폭이 작았고, 이후 그해 8월 사상 최고가 2,089달러를 기록했다. 위기는 금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금의 가치를 증명했다.
금을 가진 사람의 밤은 다르다. 시스템이 흔들리고 종이 자산이 휘청이는 그 밤에, 그는 어떤 약속에도 기대지 않는 실물 한 덩어리가 자기 곁에 있음을 안다. 모두가 진짜 금을 원하는 바로 그 순간, 그는 이미 그것을 손에 쥐고 있다. 이 사실이 주는 것은 단순한 안심이 아니다. 그것은 공포에 휩쓸려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있는 힘이다. 팔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바닥에서 내쫓기지 않는다. 이 '팔지 않아도 되는 힘'은 재산 규모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총자산이 작아도 일부를 금으로 가진 사람은 그 구조의 안도감을 얻는다.
이 '잠들 수 있음'은 그저 기분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곧 돈이다. 위기에 잠 못 이루며 공포에 파는 사람과, 견딜 수 있어 버티는 사람의 자산은 위기가 지난 뒤 완전히 갈라진다. 우리는 역사에서 보았다. 위기는 늘 지나갔고, 견딘 자산은 회복했으며, 종종 위기 전보다 더 높이 올랐다. 2008년 위기 이후 코스피는 결국 전 고점을 회복하고 넘어섰다. 2020년 폭락 이후 코스피는 불과 1년 안에 전 고점을 돌파했다. 위기의 밤에 잠들 수 있었던 사람만이 그 회복의 과실을 온전히 가져간다. 평온은 그 자체로 수익률이다.
여기서 다시 강조할 것은 형태다. 이 잠은 직접 통제하는 실물에서 나온다. 종이금이나 레버리지 자산을 쥔 사람은 위기의 밤에 오히려 더 깊은 불면에 빠진다. 강제청산과 시스템 마비의 공포가 그를 덮치기 때문이다. 앞선 장들에서 본 그대로다. 잠을 사 주는 것은 금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어떤 충격도 그저 견딜 수 있는 실물의 성질이다. 금 ETF를 가진 사람은 거래소가 닫히는 순간 그것을 팔 수도, 꺼낼 수도 없다. 손에 쥔 실물 금은 그 누구의 시스템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정리하면, 금이 사 주는 두 번째 시간은 위기의 밤을 견디는 시간이다. 공포에 빼앗기지 않은 판단, 바닥에서 팔지 않을 힘, 그리고 회복을 기다릴 수 있는 평온. 다음 절에서는 한 생애를 넘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시간을 보겠다.
출처
- 위기 시 공포 매도(바닥 매도) 회피와 회복 과실 수취 | 본서 b-5·비즈니스 로직 | —
- 직접 통제 실물이 주는 견딤(레버리지·종이금의 불면 대비) | 본서 6-4-2·6-6-3 | —
- 1997 외환위기·2008 금융위기·2020 코로나 시 금값 데이터 | WGC, Gold Hub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