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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해 오늘 금을 사라

7-4 · 시작하라,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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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생기면"의 거짓말

세 번째 변명은 가장 점잖은 얼굴을 하고 있다. "지금은 빠듯하니, 여유가 생기면 그때 시작하겠다." 책임감 있는 말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 말은 대개 거짓말이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가장 조용한 거짓말이다.

이 변명의 핵심 거짓은 '여유'라는 단어에 있다. 여유가 생기면 시작하겠다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그 여유는 대체 언제 오는가. 소득이 늘면 지출도 함께 는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생활 수준 인플레이션(lifestyle inflation)이라 부른다. 월 300만 원을 벌 때는 200만 원으로도 살았던 사람이, 월 500만 원이 되면 480만 원을 쓴다. 살림의 규모가 커지고, 새로운 필요가 생기고, 더 큰 목표가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생기면 육아비가, 아이가 크면 교육비가 그 빈자리를 채운다. 그래서 소득이 두 배가 되어도 '여유'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여유는 저절로 찾아오는 상태가 아니라, 의지로 만들어 내는 몫이다. 만들지 않으면 영원히 오지 않는다. "여유가 생기면"은 사실상 "영원히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여유는 결과이지 조건이 아니다

나는 현장에서 수천 명의 투자자를 만났다. 그들 중 자산 형성에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른 경계는 출발 시점의 자본 규모가 아니었다. 여유를 기다린 사람과 여유를 만든 사람의 차이였다. 나 역시 시작점이 보잘것없었다. 애널리스트로 일을 막 시작했을 때 나는 적은 월급 중에서도 매달 일정 금액을 먼저 떼어 실물 금으로 바꾸는 습관을 들였다. 그 나머지로 살았다. 처음에는 당연히 빠듯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고, 세 달이 지나자 몸이 그 기준에 맞게 조정되기 시작했다. 여유는 그 뒤에 왔다. 미리 빼지 않으면 여유는 끝까지 오지 않는다.

두 번째 거짓은 규모에 대한 오해다. 이 변명에는 '제대로 시작하려면 큰돈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나 우리는 6장에서 보았다. 자산 형성의 초입에 있는 사람일수록 작게라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물 금은 큰돈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1그램, 한 돈 단위로도 시작할 수 있다. 2025년 기준 금 1그램의 국내 시세는 약 13만 원 안팎이다. 외식 한 번을 줄이면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다. '여유가 생기면'이라는 변명은 시작에 필요한 금액을 실제보다 훨씬 크게 부풀려, 작은 첫걸음마저 막아 버린다. 시작에 필요한 문턱은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낮다.

시간이 진짜 비용이다

세 번째 거짓이 가장 비싸다. 미루는 동안 흘러가는 시간이다. 자산을 쌓는 일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시간이다. 간단한 계산으로 이것을 확인하자. 25세에 매달 10만 원씩 금을 사기 시작한 사람과 35세에 매달 20만 원씩 시작한 사람 중 누가 앞서는가. 원화 기준 금의 명목 CAGR을 연 8퍼센트로 보수적으로 가정하면, 25세에 시작한 사람은 65세 시점에 40년치 복리 성장의 혜택을 받는다. 35세에 시작한 사람은 같은 시점에 30년치다. 매달 납입금이 두 배여도, 10년 일찍 시작한 쪽이 더 많다. 이 격차를 만드는 것은 투자 금액도 금리도 아니다. 단지 시간이다. "여유가 생기면"이라며 시작을 미루는 사람은, 가장 값진 자원인 시간을 매일 흘려보내고 있다. 그가 잃는 것은 오늘 사지 못한 금 몇 그램이 아니라, 그 금이 일했을 수년의 시간이다.

작게 시작하는 법: 3단계

그렇다면 답은 분명하다. 여유가 생기기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가진 것 안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아래 세 단계가 전부다.

  1. 먼저 뺀다. 월급이 들어오는 날, 혹은 정기적 수입이 생기는 날 즉시 정해진 금액을 자산으로 이동시킨다. 나머지로 산다. 뺄 금액은 당장 생활이 빠듯하지 않은 최소 단위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3만 원도 좋다.
  2. 실물을 손에 쥔다. 통장 이체가 아니라 실물 금이나 은을 매월 구입한다. 물리적 실체가 손에 쥐어지는 경험이 습관을 만든다. 전자 계좌보다 실물이 동기 부여에 훨씬 강력하다.
  3. 규모를 키운다. 3개월 후, 6개월 후 금액을 조금씩 늘린다. 처음 3만 원이 6개월 뒤 10만 원이 되는 식이다. 생활 기준이 낮아진 뒤에 늘리면 무리가 없다.

이 세 단계 어디에도 '여유'가 조건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한 달에 몇 만 원이라도, 그 작은 몫을 먼저 떼어 자산으로 옮긴 뒤 나머지로 사는 것이다. 여유는 시작을 위한 조건이 아니라 시작의 결과로 따라온다. 작게 시작한 사람만이 여유를 만들어 가고, 미룬 사람은 끝내 여유도 자산도 갖지 못한다.

정리하면, "여유가 생기면"은 영원히 오지 않을 조건을 핑계 삼는 거짓말이다. 생활 수준 인플레이션이 여유를 지속적으로 갉아먹고, 시작 문턱은 실제로 훨씬 낮으며, 미루는 시간 자체가 돌이킬 수 없는 비용이다. 시작에는 큰돈도, 완벽한 때도 필요 없다. 필요한 것은 오늘의 작은 한 걸음뿐이다. 다음 절에서, 이 책의 마지막 메시지로 그 한 걸음을 이야기하겠다.


출처

  • '여유'의 환상(소득 증가 시 지출 동반 증가, lifestyle inflation) | 행동경제학 일반 원리 | —
  • 금 1g 국내 시세 약 13만 원 안팎(2025년 기준, 가정) | 본서 작성 시점 시세 참고 | —
  • 일찍 시작한 소액 적립의 시간 우위 | 본서 7-3-2·7-4-4 | —
  • 분할 적립(매월 정액) 복리 효과 | 본서 4장·6장과 일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