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챕터: 투자 시나리오 — 보수적 관점의 두 갈래 길
b-3 · 두 시나리오 공통 7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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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다섯 번째 계명이다. 빚을 내서 금을 사지 말라.
레버리지가 금에 특히 위험한 이유
레버리지는 수익을 키우는 만큼 위험도 키운다. 그러나 금에 빚을 얹지 말아야 할 이유는 단순한 위험 확대를 넘어선다. 금은 위기를 견디기 위해 갖는 자산인데, 빚은 바로 그 위기에서 당신을 가장 먼저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이것은 목적과 도구의 충돌이다. 금을 사는 목적은 시스템 불안과 화폐 부식에 대비하는 것이다. 빚은 시스템이 작동할 때만 유지된다.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 부담이 늘고, 시스템이 흔들리면 대출 회수와 마진콜이 온다. 즉, 금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빚이 금을 빼앗아 간다.
첫 단계에서 일어나는 일
앞에서 보았듯 위기의 첫 단계에서는 거의 모든 자산이 함께 떨어진다. 금조차 잠시 흔들린다. 이때 빚을 내서 산 사람은 강제 청산을 당한다. 두 번째 단계의 반등이 오기도 전에 시장에서 쫓겨나는 것이다. 그가 옳았더라도, 버틸 수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수치로 보자. 레버리지 2배로 금을 샀다고 가정하자. 금이 20퍼센트 하락하면 자기 자본은 40퍼센트가 손실된다. 증권사·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일정 손실 구간에서 반대매매(강제 청산)가 시작된다. 즉, 레버리지 2배 투자자는 금이 10퍼센트 내외로만 빠져도 강제로 팔아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2008년 위기 초입에 금이 30퍼센트 가까이 하락한 구간에서, 레버리지 투자자 대부분이 이미 청산되어 이후 회복을 보지 못했다.
빚의 이자가 시간을 갉아먹는다
금은 배당도, 이자도, 임대료도 내지 않는다. 금의 가치 저장 특성은 시간과 함께 드러난다. 그런데 빚에는 이자가 붙는다. 이자를 내어 빚으로 금을 샀다면, 금이 그 이자보다 더 빨리 올라야 겨우 손익분기다. 이자율은 금리 환경에 따라 오르내리지만, 어느 수준이든 이자만큼의 문턱이 매년 새로 생긴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금은 어떤 해에는 10퍼센트 이상 오르지만, 어떤 해에는 5~10퍼센트 떨어지기도 한다. 이자 비용을 매년 부담하며 금의 상승을 기다리는 구조는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더 나쁜 것은 심리적 압박이다.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단기 등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금이 조금 오르면 '이쯤에서 팔아 이자라도 갚자'는 심리가 생기고, 금이 내리면 '이자까지 내며 버틸 수 없다'는 공포가 온다. 장기 시계를 유지하는 것이 빚의 압박 앞에서 무너진다.
빚 없이 사 모으는 시간의 힘
빚이 없는 사람만이 첫 단계의 하락을 견디고 두 번째 단계까지 살아남는다. 금은 오래 쥐고 있는 자에게만 보답한다. 레버리지는 그 '오래'를 빼앗는다.
1971년 금태환 정지 이후 금의 장기 평균 연간 수익률은 대략 8퍼센트 안팎으로 이야기된다. 다만 이 수치는 기간을 어떻게 끊느냐, 환율과 재투자를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참고치로만 받아들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수치가 빚의 이자 없이 복리로 시간이 작동하는 조건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이다. 빚을 끼운 순간 이 복리의 작동 조건이 깨진다.
천천히, 당신의 돈으로만 사 모으라. 그것이 끝까지 가는 유일한 길이다.
출처
- 금 1971년 이후 장기 평균 연간 수익률 약 8% 안팎(기간·환율·재투자 방식에 따라 상이) | Statista(Gold vs. other assets, 1971~) |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1061434/gold-other-assets-average-annual-returns-global/
- 위기 1단계 동반하락·레버리지 강제청산 | 본서 b-2-2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