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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챕터: 투자 시나리오 — 보수적 관점의 두 갈래 길

b-3 · 두 시나리오 공통 7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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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를 매일 보지 않는다

네 번째 계명이다. 시세 화면을 매일 들여다보지 말라.

시간 단위의 불일치

금은 10년 단위로 사고하는 자산이다. 그런데 시세 화면은 1초 단위로 깜빡인다. 이 둘의 시간 단위가 어긋나는 데서 모든 실수가 태어난다. 오늘 1퍼센트 떨어진 것을 보면 팔고 싶어지고, 1퍼센트 오른 것을 보면 더 사고 싶어진다. 매일 보는 사람은 매일 흔들린다.

10년을 보고 들어온 자산을 하루의 등락으로 판단하는 것은, 마라톤 선수가 100미터마다 순위를 확인하며 전략을 바꾸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하면 완주하지 못한다.

행동경제학이 확인하는 이 위험

행동경제학의 여러 연구는 투자자가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했다(손실 회피 편향, Loss Aversion).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전망 이론을 배경으로 한 관찰로, 흔히 손실의 고통이 같은 크기 이익의 기쁨보다 약 두 배가량 크게 느껴진다고 이야기되지만 구체적인 배율은 연구마다 다르다. 매일 시세를 보면 상승보다 하락에 더 강하게 반응하게 되고, 이것이 '하락 공포 → 매도'라는 최악의 결정으로 이어진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하락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실물을 팔아버리는 시점이 가장 저점에 가깝다는 관찰이 반복되어 왔다. 왜인가. 매일 시세를 보며 고통이 누적된 사람은 결국 그 고통을 끝내기 위해 판다. 그리고 그 고통의 피크가 대개 시장의 바닥과 겹친다.

실제 금 장기 궤적

1971년 금태환 정지 이후 금값의 장기 궤적을 보면 이 원칙이 왜 중요한지 드러난다. 온스당 35달러에서 출발한 금은 1980년대 초와 2000년대 초 두 차례 장기 침체를 겪었다. 1980년 850달러에서 1999년 250달러까지 19년에 걸쳐 70퍼센트 가까이 하락했다. 이 구간에 매일 시세를 보며 버틴 사람과 화면을 닫고 다른 일을 한 사람의 결말은 달랐다. 2001년부터 시작된 상승에서 실물을 쥔 채 남아 있던 사람이 2011년의 1,921달러를 받았다.

원화 기준으로 보면 이 그림은 조금 달라진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 금값이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구간에도 원화 금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오른 시기가 있었다. 이 이중 방어막이 원화 투자자에게 금의 '시세 볼 필요 없음'을 더욱 강화시켜 준다.

확인 주기와 행동 기준

나는 시세를 한 달에 한 번, 매수하는 날에만 확인하기를 권한다. 그날 비싸면 적게, 싸면 많이 사고는 다시 화면을 닫는다. 매수 결정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취하라.

예외를 인정하는 경우는 하나뿐이다. 비중 점검이다. 분기에 한 번, 금·은의 비중이 목표 비중에서 크게 벗어났는지를 확인한다. 금이 크게 올라 전체 자산 대비 비중이 30퍼센트를 넘어섰다면 일부 차익 실현을 고려할 수 있다. 금이 크게 떨어져 15퍼센트 아래로 내려갔다면 추가 매수를 고려할 수 있다. 이 비중 점검이 매일 시세를 볼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보지 않는 힘이 결국 끝까지 가는 힘이다. 금은 잊고 있을 때 가장 잘 자란다.


출처

  •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 손실이 같은 크기 이익보다 약 2배 크게 느껴짐 — 배율은 연구마다 상이) | 카너먼·트버스키 전망 이론(행동경제학) | —
  • 금 장기 궤적: 1971 $35 → 1980 $850 → 1999 ~$250 → 2011 $1,921 | LBMA·World Gold Council 역사 데이터, SD Bullion | https://sdbullion.com/gold-price-by-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