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돈에 대한 무지를 직시하라 — 주식 시장의 환상
1-2 · 주식 시장이 말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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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90퍼센트가 지수를 못 이기는 이유
주식으로 부자가 되겠다는 꿈은 정당하다. 그러나 그 꿈을 좇는 개인의 압도적 다수가 시장 평균조차 따라잡지 못한다는 사실은, 누구도 잘 말해 주지 않는다.
시장 평균이란 그저 지수를 사서 가만히 들고 있는 것이다. 아무 판단도 하지 않는 가장 게으른 전략이다. 그런데 종목을 고르고 사고팔며 애쓰는 대다수 개인은, 그 게으른 평균보다도 못한 성적을 거둔다. 왜 그럴까.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인간의 본성이 시장에서 정확히 거꾸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오를 때 사고 싶고 내릴 때 팔고 싶다. 가격이 치솟아 모두가 흥분할 때 뒤늦게 뛰어들고, 폭락해 공포가 깔릴 때 견디지 못하고 던진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것이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구조다. 시세 화면을 들여다보는 한, 그 화면은 끊임없이 당신의 탐욕과 공포를 자극한다.
이 행동 패턴에는 이름이 있다. 행동재무학에서는 이를 '처분 효과(Disposition Effect)'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이익이 난 종목은 빨리 팔고, 손실이 난 종목은 오래 들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이익은 확정하고 싶고, 손실은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는 역설적이다. 좋은 종목은 일찍 팔고, 나쁜 종목은 오래 들고 있는 셈이 된다. 포트폴리오가 손실로 가득 차는 이유가 여기 있다.
또 다른 함정이 있다. 뉴스의 역할이다. 주가가 오를 때 신문 1면에는 '사상 최고', '연속 상승', '지금이 기회' 같은 문구가 가득하다. 그때 개인은 시장에 뛰어든다. 주가가 떨어질 때 1면에는 '폭락', '공황', '출구 없는 하락' 같은 문구가 가득하다. 그때 개인은 시장에서 나온다. 언론의 역할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뉴스는 현재를 보도하고, 시장은 미래를 선반영한다. 뉴스를 보고 투자하는 사람은 이미 늦은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함정이 있다. 자주 사고팔수록 비용이 쌓인다는 것이다. 거래할 때마다 수수료와 세금이 빠져나가고, 그 작은 누수가 복리로 당신의 수익을 갉아먹는다. 시장을 이기려는 노력 자체가 비용을 만들어, 평균에서 점점 멀어지게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거래 빈도가 높은 개인 투자자일수록 수익률이 낮았고, 가장 거래를 많이 한 집단은 지수보다 수익률이 현저히 낮았다.
정보의 비대칭도 무시할 수 없다. 전문 기관투자자들은 수십 명의 애널리스트가 한 종목을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기업과 면담한다. 최첨단 알고리즘이 수백만 건의 거래를 밀리초 단위로 처리한다. 개인이 퇴근 후 스마트폰으로 30분 들여다보고 내린 판단으로, 그들과 같은 게임판에서 이기려는 것이다. 무기의 차이를 안다면 게임 자체를 다르게 설계해야 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주식을 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평범한 개인이 시세를 쫓아 시장을 이기겠다는 발상이 얼마나 불리한 게임인지를 보여 주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깨달음이, 시세를 쫓지 않고 묵묵히 분할로 모으는 금의 방식이 왜 개인에게 더 어울리는지를 설명해 준다. 금을 볼 때 시세 화면을 매일 열지 않아도 된다. 중앙은행의 결정을 분석하지 않아도 된다. 화폐가 묽어지는 방향만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그 방향은 1971년 이후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다음 장에서는 그 게임에서 진짜로 돈을 버는 쪽이 누구인지 들춰 보겠다.
출처
- 개인투자자 다수가 시장 평균(지수) 하회 / 행동 편향(고점 매수·저점 매도)·거래비용 누수 | 행동재무학 일반·본서 관점 | Barber & Odean (2000) — “Trading Is Hazardous to Your Weal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