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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중앙은행은 왜 금을 쌓아두는가 — 본질의 이해

2-1 ·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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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후 매년 1,000톤+의 의미

전망은 그만 듣자. 이제 행동을 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정보와 가장 신중한 판단을 가진 주체들이 자기 돈으로 무엇을 사고 있는지, 그 한 가지만 봐도 충분하다. 바로 각국의 중앙은행이다.

숫자는 분명하다. 2022년 중앙은행들은 한 해 동안 1,000톤이 넘는 금을 사들였다. 1950년대 이후 가장 많은 규모였다. 그리고 그것은 한 번의 이변이 아니었다. 2023년에도, 2024년에도 매년 1,000톤을 넘겼다. 3년 연속이다. 정확히는 세계금협회(WGC) 집계로 2022년 1,082톤, 2023년 1,037톤, 2024년 약 1,045톤이며, 3년 합계 3,220톤에 이른다.

이 숫자가 얼마나 이례적인지는 비교해 보면 드러난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중앙은행의 연평균 매입량은 약 473톤이었다. 그러던 것이 2022년부터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평범한 추세의 연장이 아니라, 명백한 단절이자 전환이다. 무언가가 바뀌었고, 그것을 가장 먼저 감지한 자들이 곳간을 금으로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 맥락에서 2022년이 갖는 상징성은 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의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동결했다. 그 장면은 전 세계 중앙은행에 강렬한 경고였다. 달러로 쌓은 곳간이 언제든 잠길 수 있다는 사실이 이론이 아니라 현실로 증명된 것이다. 그 직후부터 금 매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중앙은행들은 같은 질문을 품었다. "우리의 달러 자산이 내일 동결된다면?"

그에 더해 이 시기는 고인플레이션 국면이기도 했다. 2022~2023년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폐 가치가 빠르게 희석되는 국면에서 실물 자산으로 외환보유액을 재구성하려는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매입의 동기는 겹쳐졌다. 제재 위험 회피와 인플레이션 헤지가 동시에 작동했다.

왜 하필 지금인가. 중앙은행은 개인처럼 시세 차익을 노리지 않는다. 그들이 사는 것은 보험이다. 자국이 보유한 외화, 특히 달러가 언젠가 무기로 쓰이거나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 그 불안에 대한 가장 오래된 답이 금이다. 누구의 부채도 아니고, 누구도 동결할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를 더 짚고 넘어가야 한다. 과거 데이터를 현재에 대입하는 것은 완벽하지 않다. 1950년대의 중앙은행 매입과 2022년 이후의 매입은 배경이 다르고 동기도 다르다. 단순히 숫자가 비슷하다고 해서 결과도 같을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이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시중에는 이 데이터를 두고 "그러니 금값이 곧 폭등한다"는 자극적인 해석이 따라붙는다. 그러나 폭등 여부와 무관하게, 이 행동 자체가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세계의 곳간지기들이 일제히, 그것도 사상 최대 규모로 금을 택했다는 사실. 어떤 개인의 전망보다 이 집단적 행동이 더 정직한 신호다. 다음 장에서는 그 행렬의 맨 앞에 선 나라들을 들여다보겠다.


출처

  • 중앙은행 금 매입 2022년 1,082·2023년 1,037·2024년 약 1,045톤(3년 합 3,220톤) / 2022년=1950년대 이후 최대 / 2010~2021 연평균 473톤 | 세계금협회(WGC) Gold Demand Trends Full Year 2024 | https://www.gold.org/goldhub/research/gold-demand-trends/gold-demand-trends-full-year-2024/central-banks
  • 2022년 러시아 외환보유액(약 3,000억 달러) 동결 | 공개 보도 일반 | 2022
  • 단기 '금값 폭등' 전망은 외부 예측으로 본문은 채택하지 않으며, 중앙은행의 집단 매입이라는 '행동' 자체의 신호에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