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금과 은, 자산의 방패와 창
3-4 · 100배 수익의 역설 — 왜 99%는 이것을 먹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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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초기의 조급함 — 처분 효과의 함정
긴 의심을 견디고 나면 마침내 금이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서 사람들은 새로운 실수를 저지른다. 너무 빨리 판다. 몇 년을 참고 견딘 사람이, 정작 보상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보상을 스스로 걷어찬다.
이 현상에는 이름이 있다. 처분 효과다. 사람은 오른 자산은 서둘러 팔아 이익을 확정하고 싶어 하고, 내린 자산은 본전 생각에 오래 쥐고 있으려 한다. 정확히 거꾸로다. 우리는 잘라야 할 손실을 쥐고, 키워야 할 이익을 자른다. "익절은 항상 옳다"는 말이 이 본능을 부추긴다. 작은 이익이라도 손에 쥐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어 자산에서 이 격언은 함정이다. 처분 효과는 1985년 행동경제학자 Hersh Shefrin과 Meir Statman이 처음 명명했다. 주식 시장을 분석한 연구에서 투자자들이 수익 종목을 너무 빨리 팔고, 손실 종목을 너무 오래 쥔다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금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왜냐하면 금의 큰 수익은 상승의 후반부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보자. 2015년 말 금은 1,065달러로 바닥을 쳤다. 그 후 2020년 1,958달러, 그리고 오늘 4,328달러까지 올랐다. 바닥에서 산 사람이 "20퍼센트 올랐으니 됐다"며 1,280달러쯤에서 팔았다면, 그는 그 뒤의 세 배가 넘는 상승을 통째로 놓친 것이다. 가장 견디기 힘든 바닥을 견뎌 놓고, 가장 달콤한 열매는 남에게 넘긴 셈이다.
원화로 생각하면 체감이 더 뚜렷해진다. 2015년 금 1그램이 한국 시장에서 약 4~5만 원에 거래됐다. 오늘은 15만 원을 넘는다. 1그램을 5만 원에 사서 6만 원에 팔아 "20퍼센트 벌었다"고 기뻐한 사람은, 그 뒤 9만 원의 추가 상승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다. 그 9만 원이 처분 효과의 비용이다.
| 시점 | 금 시세 | 바닥(2015) 대비 |
|---|---|---|
| 2015년 12월 (바닥) | $1,065.40 | — |
| +20%에 조기 매도 | 약 $1,280 | 여기서 팔면 끝 |
| 2020년 8월 | $1,958.55 | 약 1.8배 |
| 2026년 6월 | $4,328.87 | 약 4배 |
조급함의 뿌리는 불안이다. 모처럼 난 이익이 다시 사라질까 두려워 서둘러 챙긴다. 이 두려움은 단기 트레이더의 감정이지 자산가의 감정이 아니다. 단기 트레이더에게 +20퍼센트는 훌륭한 성과다. 그러나 화폐 부식을 10년 단위로 막으려는 자산가에게 +20퍼센트에서의 매도는 임무 포기다. 같은 가격 움직임을 보면서도 트레이더의 마음으로 보면 팔 때이고, 자산가의 마음으로 보면 아직 들고 있을 때다. 어느 마음으로 금을 들고 있는지, 그것을 먼저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금을 살 때 미리 마음을 정하라고 한다. 이 금은 몇 퍼센트가 오르면 파는 물건이 아니라, 내가 그 돈이 실제로 필요해지는 날까지 들고 가는 물건이다. 목표 수익률을 정하지 마라. 대신 보유의 이유가 사라지는 날을 정하라. 화폐가 더 이상 녹지 않는 날,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되돌리는 날, 그날이 오기 전까지 금을 파는 이유는 대개 조급함일 뿐이다. 팔 때의 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구조의 변화다.
이 조급함을 이기면 다음 함정이 기다린다. 이번엔 정반대다. 너무 오래, 너무 확신에 차서 들고 있다가 고점에서 당하는 탐욕이다.
출처
- 금 2015-12 $1,065.40 → 2020-08 $1,958.55 → 2026-06 $4,328.87 | 우리 DB
metal_usd_daily| 각 날짜 - 처분 효과(disposition effect) | Shefrin & Statman, Journal of Finance, 1985 | 행동경제학 일반
- "+20% 약 $1,280"(=$1,065.40×1.2) 및 조기매도 예시는 논지 설명을 위한 가정치이며 특정 거래 기록이 아님 | 위 DB 시세 기반 산정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