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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금과 은, 자산의 방패와 창

3-4 · 100배 수익의 역설 — 왜 99%는 이것을 먹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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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 국면의 외면과 손절

지금까지 진입의 공포, 보유의 의심, 상승 초기의 조급함, 고점의 탐욕을 이야기했다. 마지막 함정이 가장 무겁다. 하락 국면에서의 항복이다. 금에서 큰돈을 잃는 사람의 대부분이 바로 이 지점에서 무너진다.

하락이 시작되면 사람의 마음은 단계를 밟는다. 처음엔 부정한다. "일시적인 조정일 뿐이야." 가격이 더 빠지면 분노한다. "왜 하필 내가 샀을 때." 더 빠지면 외면한다. 시세창을 닫고, 계좌를 안 보고, 금 이야기가 나오면 화제를 돌린다. 그리고 마지막, 더는 못 견디는 순간에 항복한다. "다 팔고 잊어버리자." 이 항복의 매도가 거의 언제나 바닥 근처에서 일어난다.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가 정리한 슬픔의 5단계(부정·분노·협상·우울·수용)를 금 하락장에서도 그대로 밟는 것이다. 자산이 아니라 감정이 결정을 내리는 순간이다.

데이터가 증언한다. 2011년 1,821달러였던 금이 2015년 1,065달러까지 빠졌을 때, 시장에는 항복이 넘쳤다. 더 빠질 거라는 비관이 상식이 됐고, 사람들은 손절했다. 그 바닥에서 던진 금은 오늘 4,328달러다. 항복한 사람은 네 배의 상승을 손실 확정과 맞바꾼 것이다. 1980년에서 2000년의 긴 하락 끝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바닥에서 던진 사람들이 떠난 뒤, 금은 다시 날아올랐다.

원화로 생각하면 더 선명하다. 2015년 한국 시장에서 금 1그램은 45만 원대였다. 2011년 정점보다 2030퍼센트 떨어진 값이었다. 그때 "더 빠질 것 같다"며 판 사람들이 오늘의 15만 원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지. 나는 그 손실이 가격 손실이 아니라 시간 손실임을 늘 강조한다. 팔지 않고 있었어도 그냥 흘러갔을 시간인데, 팔았기 때문에 그 시간의 의미가 사라졌다.

항복이 넘친 바닥시세던지지 않았다면
2015년 12월$1,065.40$4,328.87 (약 4배)
2000년 1월$281.50$4,328.87 (약 15배)

손절이라는 규율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손절은 주식 트레이딩에서 중요한 기술이다. 개별 기업의 주식은 회사가 망하면 영영 0이 될 수 있으니, 손실을 잘라 내는 규율이 생명을 구한다. 그러나 금은 다르다. 금은 망하지 않는다. 금에는 파산할 회사도, 약속을 어길 발행자도 없다. 5,000년간 한 번도 0이 된 적이 없는 자산에 '망하기 전에 자른다'는 주식의 규율을 적용하는 것은 범주의 착각이다. 금의 하락은 기업의 부실이 아니라 화폐의 일시적 강세이거나 군중의 일시적 외면일 뿐이다. 달러가 강해지거나 실질금리가 오르면 금은 단기적으로 빠진다. 그러나 그 원인이 구조적 수요를 없애지는 않는다.

그래서 금의 하락 국면에서 옳은 행동은 손절이 아니라 그 반대다. 외면하지 말고 직시하되, 팔지 마라. 오히려 견딜 수 있다면 그 구간이 분할 매수의 기회다. 모두가 던지는 바닥에서 조용히 줍는 사람이 다음 상승의 열매를 가져간다. 다만 조건이 있다. 이것은 빚 없이, 감당할 수 있는 비중으로 산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무리해서 산 사람은 하락을 견딜 체력이 없어 결국 바닥에서 항복한다. 체력은 비중이 만든다. 감당 가능한 비중이 있어야 하락을 기회로 볼 수 있다.

다섯 개의 함정을 모두 지났다. 진입에서 청산까지, 금에서 지는 길은 늘 심리였다. 다음 절에서는 이 심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원칙으로 넘어간다.


출처

  • 금 2011-09 $1,821 → 2015-12 $1,065.40 → 2026-06 $4,328.87 | 우리 DB metal_usd_daily | 각 날짜
  • 금 2000-01 $281.50 → 2026-06 $4,328.87 | 우리 DB metal_usd_daily | 2000-01-04 / 2026-06-06
  • 금의 무파산성(카운터파티 부재) | 본서 2-3-4 논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