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AI 시대, 실물 자산이 빛나는 이유
4-4 · AI가 만드는 새로운 통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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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폭증 vs 노동시장 충격
AI는 귀금속 수요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돈을 버는 방식, 즉 노동과 소득의 구조 자체를 흔든다. 이 거대한 변화가 자산을 어떻게 위협하고, 왜 금이라는 방어선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지를 보자.
먼저 밝은 쪽이다. AI는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린다. 한 사람이 하루에 처리하던 일을 몇 분으로 줄이고, 전에는 불가능하던 분석과 창작을 순식간에 해낸다. 기업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것을 만들어 낸다. 역사적으로 생산성의 도약은 부의 총량을 키워 왔고, AI도 그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경제 전체로 보면 파이는 커진다. 여기까지는 좋은 소식이다.
역사는 기술 전환이 단기 충격 뒤 장기 이익을 가져온 사례를 보여 준다. 18세기 산업혁명 때 방직 기계가 직조공의 일자리를 대거 빼앗았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나자 방직 산업의 규모 자체가 수십 배로 커지면서 더 많은 노동자를 고용했다. 20세기 컴퓨터 혁명도 마찬가지였다. 회계 직원이 줄었지만, IT 산업 전체가 수억 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 역사적 패턴은 낙관을 지지한다. 그러나 전환 과정에서 특정 직군이 겪는 충격은 결코 가볍지 않았고, 그 충격의 시간적 간격은 수십 년에 달했다.
문제는 그 파이가 어떻게 나뉘는가다. 생산성이 기계와 알고리즘에서 나올수록, 사람의 노동이 차지하던 몫은 줄어든다. 과거의 기술 혁신이 일자리의 형태를 바꾸면서도 새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면, AI는 그 속도와 범위가 다르다. 사무, 분석, 창작, 상담—한때 안전하다 여겨지던 지식 노동의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한다. 누군가의 소득이 사라지는 속도가, 새로운 소득이 생겨나는 속도를 앞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여기서 나온다.
수치로 가늠해 보자. 골드만삭스는 2023년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AI가 약 3억 개에 달하는 정규직에 상당하는 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추산했다. 맥킨지는 앞서 2030년까지 4억~8억 명이 자동화로 인해 직업 전환을 해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수치들은 기관과 시나리오, 전제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그대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방향—대규모 노동 전환의 압력—만큼은 여러 기관의 분석이 일치한다.
이 충격이 자산가에게 던지는 함의는 두 겹이다. 첫째, 근로소득의 안정성이 흔들린다. 평생직장과 꾸준한 월급이라는 전제가 약해질수록, 노동이 아닌 자산에서 나오는 안전판의 중요성이 커진다. 일자리의 절반은 사라지고 절반은 형태가 바뀌는 세계에서, 월급에만 의존하는 삶은 취약하다. 소득원을 다양화하는 것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는 시대다.
둘째, 더 근본적인 위험이 있다. 노동시장이 흔들리고 소득 불안이 번지면, 사회는 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 정치적으로 실직자 지원 없이는 사회 안정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대개 돈을 푸는 일로 귀결된다. 기본소득 논의, 확장적 재정 지출, 실업 지원 확대—이 모든 정책은 통화량 증가를 수반한다. 이 지점이 다음 절로 이어지는 핵심 고리다.
균형을 위해 분명히 해 두자. AI가 대량 실업과 사회 붕괴를 부른다는 단정은 성급하다. 기술의 결과는 그 기술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제도를 짜느냐에 크게 달려 있고,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영역도 분명히 있다. AI가 고용에 미치는 순효과에 관한 전망은 기관과 전제마다 크게 엇갈리므로, 특정 수치를 결론처럼 받아들이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방향이지 정확한 크기가 아니다.
그러나 방향만으로도 충분하다. 소득의 토대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는 시대에는, 노동에 기대지 않는 자산의 한 축이 더 중요해진다. 그리고 그 충격을 달래려 돈이 풀릴 때, 그 돈의 가치 희석으로부터 자산을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이미 안다. 다음 절에서 그 마지막 고리, 화폐 발행의 가속과 금의 재발견을 보겠다.
출처
- AI의 생산성 향상과 지식노동 영역으로의 자동화 확산 | 일반 논의·저자 관점 | —
- 골드만삭스: 생성형 AI가 전 세계 약 3억 정규직 상당에 영향 가능성(2023) | Goldman Sachs, "Generative AI could raise global GDP by 7%" | https://www.goldmansachs.com/insights/articles/generative-ai-could-raise-global-gdp-by-7-percent
- 맥킨지: 2030년까지 4억~8억 명 자동화발 직업 전환 가능성 | McKinsey Global Institute, "Jobs lost, jobs gained" | https://www.mckinsey.com/featured-insights/future-of-work/jobs-lost-jobs-gained-what-the-future-of-work-will-mean-for-jobs-skills-and-wages
- 산업혁명·컴퓨터 혁명의 고용 전환 역사 | 경제사 일반 | —
- 소득 불안 완화책이 통화 완화로 귀결되는 경향 | 본서 4-4-2·b-5 연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