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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왜 금마저 디지털로 사려 하는가

5-3 · 자산 규모별 보유 전략

조회 926

중간 보유자 — 1억~10억

운용 자산이 1억에서 10억 원 사이에 든 사람은, 자산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자산을 '불리는' 일에서 '지키는' 일로 무게중심이 옮겨 가기 시작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실물 금은 비로소 닻 이상의 역할을 맡는다. 역시 아래는 일반 원칙이지 개별 투자 권유가 아니다. 구체적인 배분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이 글은 법적 투자자문이 아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잃으면 회복이 어려운 규모'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자산이 작을 때는 충격을 받아도 노동 소득으로 메울 여지가 있었다. 월 300만 원을 버는 직장인이 1,000만 원을 잃으면 수 년이면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3억 원짜리 자산이 절반으로 주저앉으면, 월 소득만으로는 그 1억 5,000만 원을 메우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 이 구간의 자산은 이미 노동 소득만으로 단번에 복구하기 어려운 크기다. 그래서 한 번의 위기로 자산의 큰 부분이 사라지는 일을 막는 것, 즉 방어가 전략의 핵심 축으로 올라선다.

이 구간에서 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제 사례로 설명해 보자. 총자산 3억 원이 있고 이것이 주식·부동산·현금으로만 구성된 사람을 생각해 보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주식과 부동산이 함께 급락하는 국면이 오면, 이 세 가지 자산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무너진다.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바로 그 시점에, 금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세계금위원회(WGC) 데이터에 따르면 2008년 금값은 연간 기준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같은 해 30퍼센트 넘게 하락한 미국 주식의 손실을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 이 '반대 방향으로의 움직임'이 3억 원짜리 포트폴리오에서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기 시작한다.

배분의 사고는 이렇게 잡는다. 자산을 성장 자산과 방어 자산으로 나누어 본다. 주식과 사업처럼 성장을 책임지는 축이 한쪽에 있다면, 다른 한쪽에는 위기에 자산을 지키는 방어 축이 있어야 한다. 실물 금은 이 방어 축의 중심이다. 다만 전체 자산 대비 과하지 않게, 그러나 위기에 의미가 있을 만큼은 되도록 둔다. 너무 적으면 방패 구실을 못 하고, 너무 많으면 성장을 포기하게 되므로 그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 비중의 기준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개인 상황과 목표에 따라 다르지만, 사고의 틀을 예시로 제시한다. "최악의 시나리오—주식이 50% 폭락하고 부동산이 20% 하락하는—에서도 내 순자산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방어 자산이 얼마나 필요한가"라는 역산법이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 역산을 해 본 사람은 방어 자산의 필요성을 더 구체적으로 느끼게 된다.

형태의 분산도 이 단계에서 본격화된다. 7장에서 본 보관처 분산의 원칙이 여기서 실제로 적용된다. 편리한 보관형이나 거래소 금으로 방어 자산의 다수를 운용하더라도, 그중 일부는 반드시 직접 통제하는 실물로 떼어 둔다. 자산이 커진 만큼, 어느 한 시스템이나 기관에 전부를 거는 위험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만약 총자산 중 실물 금을 상당 비중으로 두기로 했다면, 그것을 단일 금고 하나에 넣기보다 두세 곳으로 나누는 것이 기본이다.

세금도 빠뜨리지 마라. 한국 기준으로 실물 금 거래에는 부가가치세(10%)가 붙으며, 매각 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한 과세 방식도 중요하다. 세후 실질 수익률을 기준으로 설계해야 한다. 이 부분은 세무 전문가와 직접 상담하는 것이 최선이다.

정리하면, 1억~10억 구간은 방어의 비중을 높이고 형태를 분산하기 시작하는 단계다. 불리기와 지키기의 균형을 의식적으로 설계하고, 그 방어 축의 중심에 실물 금을 두라. 다음 절에서는 지키는 일이 최우선이 되는 고액 보유자의 경우를 보겠다.


출처

  • 2008년 금융위기: 금 연간 플러스 수익률 vs 미 주식 30%대 급락(주식 손실 상쇄) | 세계금위원회(WGC) — https://www.gold.org/goldhub/data/gold-returns
  • 중간 자산 구간의 방어 비중 확대·성장/방어 축 분리 사고 | 본서 4-3장·비즈니스 로직
  • 보관처·형태 분산의 본격 적용 | 본서 6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