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해 오늘 금을 사라
7-2 · 자산 구성은 인격의 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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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일변도 — 융통성의 부재
두 번째 자산관은 부동산 일변도다. 한국의 자산가에게 가장 익숙하고, 가장 깊이 뿌리내린 자산관이다. "결국 부동산이 답"이라는 믿음 아래 자산의 거의 전부를 부동산에 묶는 방식이다. 이 자산관의 강점과, 그 그늘에 가린 약점을 함께 보자.
먼저 강점을 인정하자. 부동산은 실물 자산이고, 오랜 세월 한국에서 부를 지키고 키우는 핵심 수단이었다. 살 곳을 제공하고, 임대 수익을 낳으며, 장기적으로 가치를 보존해 온 실적이 있다. 서울 아파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명목 가격 기준으로 수배 이상 올랐다. 그 흐름을 탄 사람들이 자산을 크게 불린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이 부동산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부동산 그 자체가 아니라, 자산의 전부를 거기에만 거는 '일변도'에 있다.
부동산 일변도의 가장 큰 약점은 융통성의 부재다. 부동산은 쉽게, 빠르게, 부분적으로 현금화할 수 없다. 위기가 닥쳐 당장 현금이 필요할 때, 집을 반 칸만 떼어 팔 수는 없다. 파는 데 몇 달이 걸리고, 급할수록 제값을 받지 못한다. 정작 유동성이 가장 절실한 순간에 가장 굳어 있는 자산이 부동산이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국내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급매물도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앞에서 본 '위기의 밤'에, 전 재산이 부동산에 묶인 사람은 손에 쥘 현금도, 즉시 가치를 실현할 방패도 없이 그 밤을 맞는다.
두 번째 약점은 집중 위험이다. "한곳에 모인 것은 한 번에 잃는다"는 원칙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자산의 대부분이 한 종류, 때로는 한 지역의 부동산에 묶여 있다면, 그 시장 하나의 충격—정책 변화, 금리 급등, 지역 쇠퇴—이 자산 전체를 흔든다. 2022~2023년 급격한 금리 인상 시기에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30% 이상 빠진 사례가 있었다. 전 재산이 그 지역 부동산이었던 사람의 자산 손실은 그대로 삶의 위기가 됐다. 더구나 부동산은 제도와 세금의 변화에 정면으로 노출된 자산이다. 보유세, 취득세, 양도세, 임대차보호법—정부의 한 마디가 부동산 가치를 크게 바꾼다. 규칙을 바꾸는 국가의 손길이 가장 닿기 쉬운 자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세 번째 약점은 대출 의존성이다. 한국에서 부동산을 소유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대출을 낀 채 보유한다. 담보 대출이 자산의 50~70%에 이르는 경우도 흔하다. 이 구조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조금만 하락해도 순자산이 급격히 줄어든다. 게다가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어 매달 현금흐름이 악화된다. 이것은 레버리지의 구조다. 앞선 장들에서 우리는 레버리지가 위기 시 자산을 통제불능으로 만드는 메커니즘을 보았다. 부동산도 그 위험에서 예외가 아니다.
여기서 금과 부동산은 경쟁자가 아니라 보완자임이 드러난다. 부동산이 굳어 있는 큰 자산이라면, 금은 작게 쪼개 즉시 융통할 수 있는 유동적 실물이다. 부동산이 한 지역과 제도에 묶여 있다면, 금은 국경과 제도를 넘어 통한다. 부동산이 대출에 의존하는 구조라면, 금은 빚 없이 온전히 소유할 수 있는 자산이다. 부동산 일변도의 빈자리를, 금이라는 다른 성질의 실물이 메운다. 둘을 함께 가질 때 자산은 비로소 균형을 얻는다. 1억 원짜리 아파트 한 채에 전부를 건 사람보다, 8,000만 원 부동산과 2,000만 원 실물 금을 가진 사람이 위기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정리하면, 부동산은 좋은 자산이되 그것'만'으로는 융통성과 분산을 얻지 못한다. 일변도를 깨고, 즉시 움직일 수 있는 실물 한 축을 더하라. 다음 절에서는 정반대편의 자산관, 코인 몰빵의 일확천금 환상을 보겠다.
출처
- 부동산의 강점(실물·임대수익·장기 보존)과 약점(낮은 유동성·부분 현금화 곤란·집중 위험·제도 노출) | 일반 상식·본서 6-6-3 | —
- 금과 부동산의 보완 관계(유동성·분산·국경 초월) | 본서 6-6-1·비즈니스 로직 | —
- 2022~2023 금리 인상 시 아파트 가격 하락 사례 | 국토부 실거래가 데이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