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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해 오늘 금을 사라

7-4 · 시작하라,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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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다"는 변명의 해부

자산가의 사고를 가로막는 변명들이 있다. 이 절부터 셋을 차례로 해부한다. 첫 번째는 가장 흔한 말, "지금은 너무 비싸다"이다. 금값이 오를 만큼 올라 지금 사기엔 늦었다는 변명이다. 이 말의 정체를 들여다보자.

먼저 이 변명의 구조를 보자. "비싸다"는 판단은 언제나 과거의 가격과 비교한 말이다. 작년보다, 몇 년 전보다 올랐으니 비싸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가격은 미래와 아무 관계가 없다. 어떤 자산이 과거에 쌌다는 사실이, 지금 사면 안 된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금값의 장기 역사를 보면 이것이 분명해진다. 1971년 온스당 35달러. 1980년에 850달러로 올라 "너무 비싸다"는 말이 나왔다. 그로부터 20년 후 2001년에는 270달러로 내려 "그때 비쌌던 것이 맞았다"는 말도 나왔다. 그런데 2011년에는 1,900달러가 됐다. 2001년에 "비싸다"고 270달러에 안 산 사람은 이후 7배의 상승을 놓쳤다. 그 여정의 거의 모든 시점에서, 사람들은 "지금은 비싸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거의 모든 시점이, 돌아보면 더 쌌다.

원화 기준으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2010년대 초반 금 1g에 5만6만 원이었을 때 "너무 올랐다"는 말이 있었다. 2020년 코로나 이후 8만9만 원 수준에서도 "비싸다"는 말이 나왔다. 2024년에는 13만 원을 넘었다. 2010년에 "비싸다"며 사지 않은 사람은 이후 두 배 이상의 상승을 외면에서 지켜봤다. 이것이 "비싸다"는 변명의 반복된 결말이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화폐의 가치가 꾸준히 묽어지기 때문이다. "비싸다"고 느끼는 그 가격은 사실 금이 비싸진 것이 아니라, 그 값을 매기는 화폐가 싸진 결과인 경우가 많다. 같은 금 1온스를 사는 데 더 많은 종이돈이 필요해진 것이지, 금 자체의 가치가 부풀려진 것이 아니다. 한국 소비자물가는 2000년 이후 2024년까지 약 두 배 이상 올랐다. 금값도 비슷한 흐름에서 올랐다면, 그것은 금이 비싸진 것이 아니라 화폐가 싸진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비싸다"는 말은 종종 "내 돈의 가치가 그만큼 줄었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변명이 금을 사는 이유를 잘못 짚는다는 데 있다. 이 책 내내 금을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차익의 도구'가 아니라 '위기에 대비하는 방패'로 다뤄 왔다. 방패의 가치는 그 가격이 싼가 비싼가가 아니라, 필요할 때 곁에 있는가에 있다. 화재보험에 들면서 "보험료가 작년보다 올랐으니 불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방패를 가격으로만 따지는 순간, 방패의 본질을 놓친 것이다. 위기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방패가 가장 필요한 순간은 언제나 예고 없이 온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비싸다"는 판단 자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가격이 '적정 가격'에 비해 높다는 확신을 가질 근거가 있는가. 금의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 가격이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는 사후에만 알 수 있다. 가격을 예측하지 않는다는 이 책의 원칙은 '비싸다'는 판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금이 비싼지 싼지 모른다면, 그 판단에 기반한 매수 연기는 정당하지 않다.

그렇다면 "비싸다"는 느낌을 어떻게 다루는가. 답은 타이밍을 맞히려 하지 않는 것이다. 한 번에 큰돈을 넣어 고점을 걱정하는 대신, 시간을 두고 나누어 사면 된다. 매달 일정 금액을 정해 사면, 어떤 달은 비싸게 사고 어떤 달은 싸게 산다. 평균 매입 가격은 자연히 시장 평균에 수렴한다. "비싸다"는 변명은 그 방식 앞에서 설 자리를 잃는다. 오늘 비싸면 조금 사면 된다. 다음 달에 더 싸면 더 사면 된다.

정리하면, "비싸다"는 대개 과거와 비교한 착시이거나 화폐 가치 하락의 다른 이름이다. 방패를 가격으로만 보는 한 영원히 살 수 없다. 다음 절에서는 그 사촌격인 변명, "더 떨어지면 사겠다"를 해부하겠다.


출처

  • '비싸다' 판단의 과거 가격 의존성, 장기 금가 상승과 화폐가치 희석 | 본서 6-6-2·4-4-2 | —
  • 방패(필요 시 존재)와 차익 도구의 구분, 분할 매수로 타이밍 회피 | 본서 5-1-1·7-4-4 | —
  • 1971년 이후 금 장기 가격 추이 | WGC, Gold Hub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