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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챕터: 투자 시나리오 — 보수적 관점의 두 갈래 길

b-4 · 시나리오 작성자의 마지막 고백

조회 488

누구도 미래를 모른다

지금까지 나는 두 개의 미래를 그렸다. 지난 흐름이 조용히 이어지는 시나리오 A와, 80년에 한 번 오는 변곡점이 닥치는 시나리오 B다. 이제 가장 정직한 고백을 할 차례다. 나는 이 둘 중 어느 쪽이 올지 모른다. 당신도 모르고, 어떤 예측가도, 어떤 기관도 모른다.

예측의 한계를 직시하라

이것은 겸손을 가장한 회피가 아니다.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미래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미래를 안다고 믿는 사람이다. 금이 1만 달러를 간다고 확신하는 사람과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둘 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며 거기에 전 재산을 건다.

예측의 실패는 예외가 아니라 규칙이다. IMF는 2007년에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다. 연방준비제도는 2021년 초 인플레이션을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평가했고, 이후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을 맞았다. 세계 최고의 정보와 인력을 가진 기관들이 반복해서 빗나간다. 개인이 이들보다 잘 맞힐 근거는 없다.

확률조차 또 하나의 오만

나는 두 시나리오에 확률을 매기지도 않겠다. A가 70퍼센트, B가 30퍼센트라는 식의 숫자조차 또 하나의 예측이고, 또 하나의 오만이다. 변곡점은 그것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때 온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변곡점이다.

1971년 닉슨의 금태환 정지 직전, 시장은 그 결정을 예상하지 못했다. 1987년 블랙먼데이 당일 다우지수는 하루에 22.6퍼센트 폭락했다.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충격은 2019년 말까지 거의 어떤 기관도 예측하지 못했다. 변곡점의 특성상, 그것이 예측 가능하다면 이미 변곡점이 아니다. 시장이 미리 반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데이터를 현재에 대입하는 것이 완벽하지 않다는 한계도 명심하라. 80~100년 주기 가설은 역사적 관찰이지 물리 법칙이 아니다. 다음 변곡점이 오지 않을 수도 있고, 전혀 다른 형태로 올 수도 있다.

모름을 인정할 때 질문이 바뀐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력한가. 아니다. 모름을 인정하는 순간, 질문이 바뀌기 때문이다. '무엇이 올 것인가'라는 맞히기의 질문에서, '무엇이 와도 견딜 수 있는가'라는 버티기의 질문으로.

이 전환은 작지 않다. 맞히기의 세계에서 투자자는 늘 긴장 상태다. 새로운 정보가 올 때마다 포지션을 바꾸어야 하고, 전문가의 전망이 바뀔 때마다 따라가야 한다. 트레이딩 비용이 쌓이고, 심리적 소진이 온다. 결국 타이밍을 잘못 맞춘 순간이 모든 이익을 지운다.

버티기의 세계에서 투자자는 다르다. 무엇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어느 것이 와도 살아남는 포지션을 미리 잡는다. 새로운 뉴스가 와도 포지션을 바꿀 이유가 없다. 원칙이 이미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행동이 줄어들고, 비용이 줄어들고, 심리가 안정된다.

그리고 이 두 번째 질문에는 답이 있다. 맞힐 수는 없어도 대비할 수는 있다. 그 대비의 모습을 다음 장에서 그리겠다.


출처

  • 예측 배제·보수 가정 원칙 | 본서 b-0-2·b-2-1 기확립 | —
  • IMF의 2008 위기 미예측 / 연준의 2021 인플레이션 '일시적' 오판 | 공개 기록·연준 의사록 | —
  • 1987 블랙먼데이 다우 -22.6% | 역사 사실 | —
  • 1971 닉슨 금태환 정지 시장 미예측 | 역사 사실 | —